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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소통·공감으로 만든 신뢰관계, '일만사' 성공 비결 [의사 릴레이 인터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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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양연합재활의학과의원 이정곤 원장 

고령의 환자, '대화'로 신뢰 쌓고 동기부여 

디지털 헬스·기록 관리로 환자 자기 주도 건강 관리 지원

하이닥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에 참여 중인 병·의원을 연속해서 인터뷰하고 있다. 재활의학과 전문의 이정곤 원장(한양연합재활의학과의원)은 "'어르신' 환자는 대화를 통해 신뢰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의 노력을 알아보고 구체적으로 피드백하면 환자 스스로 건강 관리의 주체가 된다"라고 말한다. 

이 원장으로부터 일만사를 통한 환자와의 신뢰 형성, 맞춤형 생활 관리 전략, 그리고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한 환자 개선 사례에 대해 들어봤다. 

*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일만사)이란, 약 복용만으로 완전히 치료하기 어려운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 동네 의원에서 환자의 생활습관 관리까지 '토탈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취지로 한 정부사업이다.

q. 노인 환자가 많은 지역에서 '일만사'에 참여하며, 환자와의 신뢰를 쌓기 위해 어떤 상담 방식이나 소통 전략을 활용하고 계시나요? 
어르신들은 병보다 '사람'을 먼저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밥은 잘 드시죠?"라는 안부 인사로 진료를 시작합니다. 상담할 때는 항상 눈을 맞추고 이름을 불러드리며 대화합니다.

또한 약만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습관이나 식습관까지 함께 살펴봅니다. 진료 중에는 환자의 디지털 건강 관리 플랫폼 웰체크의 건강 기록을 보며 "이번 주 걷기 기록이 아주 좋으시네요", "혈당 메모를 꼼꼼히 하셔서 수치가 안정됐어요"처럼 구체적으로 칭찬합니다.

이런 대화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신뢰가 생기고, 환자 스스로도 건강 관리의 주체가 됩니다. 

q. 환자의 지역적 특성이나 생활 패턴을 반영한 '맞춤형 케어 플랜' 사례가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리 지역은 된장, 김치, 젓갈 등 염분 섭취가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저염 레시피 나눔 주간'을 운영해 어르신들이 직접 레시피를 공유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환자마다 생활 리듬이 다르기 때문에 연속 혈압 측정기인 카트 bp를 활용해 24시간 동안의 혈압 변화를 기록합니다. 기록을 보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일하시는 분, 오전 10시에 활동을 시작하는 분 등 패턴에 따라 맞춤 조언을 드립니다. 또 농사일 등으로 활동량이 많은 분들은 오후에 혈압이 오르는 패턴이 있어, 약 복용 시간을 오후로 조정했습니다. 이후 평균 혈압이 안정된 사례가 여러 건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은 스스로 혈압을 기록하는 습관을 갖게 되고, 한 달 단위로 측정·피드백을 반복하며 건강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q.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이나 기기를 활용한 관리가 환자들에게 어떤 변화를 주었나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과 기기 덕분에 환자들의 건강 관리가 훨씬 정확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사례가 '백의 고혈압' 환자분인데요, 병원에서는 혈압이 높게 나오지만 집에서는 정상 수치를 보이셨습니다. 

이럴 때 웰체크의 혈압·혈당 메모 기능을 적극 활용합니다. 특히 어르신들은 큰 글씨 모드를 활용해 손쉽게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고, 직접 수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웰체크를 통해 혈압을 기록하고, 저와 함께 데이터를 보며 이야기하니 검사 결과를 신뢰하시더군요. 

최근에는 연속 혈당 측정기인 '리브레'도 함께 사용해 식전·식후 혈당 변화를 스스로 기록하게 합니다. 이 데이터가 웰체크와 연동돼, 의료진이 함께 모니터링하며 진료 시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환자의 건강이 훨씬 효율적으로 개선되고 있습니다. 

q. 고령 환자들이 '30일 기록 챌린지'나 '복약 100% 주간'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는 방법이 있나요?
환자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는 '노력을 알아봐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록을 보고 "이번 달 혈당이 정말 잘 관리됐네요"라고 구체적으로 칭찬하거나, 식사 습관과 연관된 개선점을 함께 이야기합니다. 진료 전 기록을 살펴보고 피드백을 드리는 것만으로도 환자들의 동기부여가 크게 올라갑니다. 

또 환자 한 분이 꾸준히 건강 관리와 기록을 하면, 데스크에서 사무장이나 간호사가 칭찬해 드립니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주변 환자분들도 관심을 갖고 "나도 해볼까?" 하며 참여하게 됩니다.

q. 우리 동네 '만성질환 주치의'로서 지역 대상으로 홍보, 커뮤니티 연계 협력을 위해 노력하시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지역에서 마을 회관, 교회, 경로당, 복지관을 찾아가 의료봉사와 함께 고혈압·당뇨 관리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혈압·혈당의 관리는 약과 함께 생활 습관과 식습관을 함께 교정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주민자치센터와 연계해 '웰체크 사용법' 교육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교육 덕분에 이제 저희 환자 중에는 고혈압·당뇨 수첩을 들고 다니는 분이 없습니다.

핵심은 환자 스스로 자신의 혈압과 혈당을 기록하고, 그 기록을 통해 경각심을 갖는 것입니다. 약만 먹는 것이 아니라 정말 건강해질 수 있는 생활패턴과 습관을 환자 스스로 만들 수 있게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